교훈은 있지만 재미없고, 재미는 없지만 교훈 새겨야 할 영화 ‘작전명 발키리’
<작전명 발키리>, <어 퓨 굿맨>의 연출로 마무리했더라면...
실화의 한계를 벗어나 좀 더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마지막 장면을 연출 했더라면...
예를들어 친위대와 싸우다가 죽으면서까지 가족의 목숨을 살리는 장면으로 마무리 했다면...
영화는 톰 크루즈라는 이름만 있어도 모든 영화의 기대감은 증폭된다.
그가 출연해 세계적으로 히트가 되었던 영화들이 떠오른다. ‘탑 건’, ‘미션 임파서블’, ‘제리 맥과이어’, ‘마이너리티 리포트’, ‘라스트 사무라이’, ‘아이즈 와이드 셧’, ‘매그놀리아’, ‘바닐라 스카이’, ‘파 앤드 어웨이’, ‘레인맨’, ‘폭풍의 질주’, ‘어 퓨 굿맨’ 등 정말 무수하다. 모두 내가 보고 좋아했던 영화들만 기록했는데도 정말 엄청나다.
그렇게 톰 크루즈라는 배우 한 명만으로도 충분히 흥행수표가 보증되었다. 발키리 역시 그런 기대를 안고 보았다.
그런데 한 마디로 같이 본 가족들이 거의 모두 재미가 없다고 한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까지 있었으니 보편적 감상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재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봐도 2%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야기 늘어놓다고 맥주 마시는 것을 깜빡한 느낌이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스릴과 서스펜스는 있지만 결말은 흐지부지하고 투덜댄다.
그렇다. 이미 이 영화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로부터 고통 받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다뤄왔다. 그렇지만 독일인으로서의 내부적 시각으로 이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지는 못해왔다. 그렇지만 일부 의식 있는 독일인 내부에서 독재자 히틀러 암살하기 위해서 17번의 암살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 마지막 작전이 ‘작전명 발키리’였다. 독일인이 아니라 유대인 입장에서 독일 지성인들의 반성을 담아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신선한 접근이었다.
작전명 발키리, 실화에 얽매여 2%모자란 영화로 탄생
그러나 결국 그러한 시선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에 얽매여서 이 영화는 실패했다. 히틀러를 암살하기위해 ‘발키리 작전’을 감행한 슈타펜버그 대령으로 분한 톰 크루즈는 한 팔과 한 눈까지 바치며 열연을 펼치고자 했으나 2% 모자랐다. 치밀한 계획 하에 히틀러 암살을 시도해 성공한다. 비록 폭탄이 불발에 그쳤으나 좀 더 적극적인 정치인들의 결단이 있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도 있었다고 암시한다.
결국 조국 독일 만세를 외치며 총살당하고 만다. 톰 크루즈는 세계대전을 일으킨 국가에 두 번의 외도를 나갔다.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일본을 살렸던 것과 달리 폐망국 독일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영화내내 히틀러 암살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도 가족을 찾는 슈타펜버그 대령. 그러나 계속해서 전화 연결만 해달라는 그의 외침은 가련하게만 들렸다. 가족과의 끈끈한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없었다. 차리라 총살로 매듭짓지 않고 가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나치 친위대들과 격렬히 싸우다가 전사했지만 가족들을 구해내는 장면으로 마무리했더라면 훨씬 사람들의 감성을 터치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여러모로 아쉽다. 결국 시나리오의 실패작이다.)
# 내가 꾸며본 라스트 엔딩 2
차라리 실화를 벗어나 톰 크루즈가 법정에 서서 히틀러 암살을 시도하려했던 사건의 정당성을 연설하는 장면을 연기했더라면 훨씬 영화가 빛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92년도에 개봉한 영화 ‘어 퓨 굿맨’이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의 연기도 빛나지만 잭 니콜슨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켄드릭 중위 역할을 맡은 톰 크루즈는 극우주의자를 연기한 제셉 장군을 향한 모든 증거가 인멸된다.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그를 법정에 세운다. 이 마지막 법정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다른 어떤 액션이나 어떤 스릴러보다 드라마틱하다. 세치 혀로 관객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몰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만일 이 영화 ‘작전명 발키리’에서 톰 크루즈가 잭 니콜슨의 광기어린 연기를 법정에서 해냈다면 마지막 2%를 채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의 교훈은 ‘독일인은 히틀러의 망령이다’라는 식의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절대적 권력에 도전하는 인간들의 순수한 용기의 당위성에 대해서 조금 더 피력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한 후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학에 이르기까지 지성인들의 반성이 물결을 인다.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잔혹한 대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치 대학살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사회심리학자들이 이 사건을 규명하려고 노력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밀그램 실험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씩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실험에 대해서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기사에서 역사적 교훈뿐 아니라 우리 개인 삶의 교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밀그램 실험, 만일 당신이 부조리한 명령을 받게 된다면...
결국 이 영화는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왜곡한 주체나 권위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사의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교훈은 있지만 재미가 없고, 재미는 없지만 교훈을 새겨야 할 영화가 ‘작전명 발키리’였지 않았을까 싶다.
기대했던 재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교훈을 되새기면서 본다면 남다른 감동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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