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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고발

한국 첫인상 먹칠하는 공항택시 폭리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4. 23.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잠시 나갔다 들어왔다.

새벽에 도착해 다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입국수속을 밟은 후 공항을 빠져나왔다.

비싸긴하지만 편하게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타려고 승강장에 갔다.

혹시나하고 택시기사에게 금액을 물어보니 일산까지 6만원 내놓으라고 한다.

택시 승강장의 안내판을 보니 일산까지의 요금은 35,000원이라고 나와 있었다. 너무 지나친 폭리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최단거리 검색을 해봤다. 택시 요금으로 3만원정도 된다고 나온다.
[참조로 네이버 최단거리 검색결과로는 47.24km, 예상소요시간은 44분, 주유비는 7700원, 택시요금은 33,000원 가량이 나온다.]

'이쪽 시세가 그런가보다'하고 그냥 타보려고 5천원이라도 할인해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아, 그럼, 그냥, 버스나 타고 가셔’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돈없으면 버스나 타고 다녀라'라는 듯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들렸다. 가족들 앞에서 너무 민망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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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네이버 heypiggy님, 인천공항에 대기중인 모범택시, 내가 타려고 했던 택시는 일반택시이므로 이미지와 나와 있는 모범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짐이 많아 번거롭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기분으로 택시를 탈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일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이 역시 저렴한 비용은 아니었다. 성인8천원이고, 7살 어린 아이도 8천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4만원 가량을 절약한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며 버스에 올랐다. (참고로 공항지하철을 이용하면 김포공항까지 3천원으로 이용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대단히 불친절한 택시기사들의 말투에도 기분이 상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첫인상을 어떨까. 심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아니라 다를까 검색해보니 주로 외국인들에게 더 많은 폭리 요금을 취한다고 한다.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니 그들을 애국자로 간주해줘야 되는가. 세상에. 외국인들이 바보인가. 그런 불쾌한 경험으로 다시 한국을 밟고 싶을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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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아래 한겨레기사, 불법택시 집중단속한다는 플랭카드)

관련기사;

인천공항택시, 서울시청까지 15만원 바가지 요금 (한겨레신문 07년 8월17일)


공항택시 폭리요금 단속 할 수 없는 것인가.
미터기까지 조작해서 속이기도 하고, 폭력조직처럼 담합하여 활동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집중단속한다고 플랭카드도 뜨고, 뉴스로도 지적했던가 보다. 하지만 폭리 택시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 같이 보였다. (사실은 택시 승강장 자체가 횡하게 보였다. 그만큼 승객들이 택시를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관련기사;

인천공항 택시 단속 (07년8월24일, 한국정책방송)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되지 않을까.

말레이시아에서는 공항 내에서 택시를 예약해서 탈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티켓제로 정해진 금액을 정산하기 때문에 폭리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승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면서 택시를 기다린다고 한다.

관련기사;
말레이시아의 택시 티켓제도(엠파스 블루엔젠1962님)

그런데 우리나라 공항의 경우 택시승강장에 수많은 택시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유는 이런 폭리택시들로 인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라리 공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 아닐까.

나의 경우에도 5박이었기 때문에 차를 맡겨둬도 3,4만원이면 주차비가 해결된다. 결국 택시비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택시를 이용하려고 하겠는가.


최근 인천광역시는 언론광고를 통해 '인천'을 미국의 '뉴욕'에 버금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제관문인 '인천공항'을 이렇게 버려놓아서야 쓰겠는가.

이렇게 폭리를 취하는데 인천공항의 고속도로 요금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왜 굳이 민간도로로 만들어야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마음마저 든다.

세계수준의 공항, 세계수준의 도시라고 내세울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세계수준의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준비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의 첫관문에서부터 한국에 대한 인상을 먹칠해서야 쓰겠는가.



덧글에 덧글을 덧붙이며...
오전에 제가 겪은 불편한 경험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나라는 한 개인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의 이미지가 걸린 문제라고도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올렸습니다. 별 반응이 없더군요.

그리고 볼 일을 보고 오후 늦게 들어왔습니다. 한나절 사이에 5만명 가량이 폭주하셨네요. 그래서 남겨주신 덧글을 모두 읽어봤습니다. 일일이 답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또 나가봐야되기 때문에 일일이 답변을 드리기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덧글에 대한 전체적인 덧글로 덧글을 대신하고자 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단 관심을 가지고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특히 덧글까지 남겨주시며 옹호와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더욱 감사드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 보다 더 심한 경험을 느낀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일부 현직 택시기사님들이 직접 글을 남기진 것을 보고 다소 놀랬습니다. 인터넷 안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일하시고자 하시는 건전한 기사분들이 많은데, '택시기사' 자체를 매도하는 듯 들릴 수가 있어서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너 없으신 분들 많습니다. 그러나 택시기사님들중에서도 정말 좋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분들의 이야기도 올려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일전에 자신의 택시를 타는 모든 외국인에게 '방명록 받는 택시기사'라는 글을 올려서 훈훈한 온정의 뉴스를 전한 적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외국인에게 싸인받는 택시기사,
http://www.careernote.co.kr/218


따라서 택시 기사 자체를 매도하는 발언은 가능한 삼가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택시기사님들에게도 한마디 당부드립니다.
현시대를 보아서는 택시기사로서의 경제생활이 그렇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어떠한 경우라도 승객에게 좀 더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택시하기 어려운 이유에는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 지방자치단체, 조합, 공사, 단체, 기업, 기사, 승객들 모두가 힘을 모아서 구조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항택시의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당장 생활고에 쫓기는 택시기사들의 폭리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삶의 폭을 넓혀주면서도 시민에게도 보다 저렴하고 유용한 교통수단이 되도록 노력해줘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정부보조금도 하나의 형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세세한 문제들의 대안에 대해서 제가 감히 언급할 능력도 없는 인간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또 지적해나감으로서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과 힘이 응집해서 개선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이 또한 1인미디어인 블로거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