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렸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뉴스로만 나오는 이야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준영이만 걸린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꽤나 홍역을 앓고 있었다.
공개를 할까 고민하다가 신종플루에 걸렸던 아이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전하고자 내 아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인 시월 초에 유진이가 먼저 아팠다. 3일 동안 열이 내리지 않아서 고생을 했다. 당시 신종플루 검사(간이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으로 판정 나왔다. 의사선생이 편도선에 염증이 생겨서 열이 나는 것이며 신종플루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도 아내는 큰 병원으로 가자고 졸랐다. 하지만 나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따랐고 유진이는 딱 3일을 앓고 나서야 몸이 좋아졌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 후 준영이가 몸살기가 있어 보였다. 추워서 몸이 으슬으슬하다는 것이다. 열이 있어도 유진이 만큼 많은 것도 아니었다. 혹시나 하고 병원에서 간이검사를 받았다. 양성판정이었다. 11월에는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로 확산된 상태라 즉각적으로 타미플루 처방을 해주었다.
첫날 몸에 열이 많고 일부 구토 증상도 있었다. 밤에 힘들어하더니 그 다음날 하루내 즐겁게 놀았다. 그러더니 저녁에 다시 열이 조금 올랐다.
준영이와 유진이 역시 학교와 어린이집, 학원까지 모두 나가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영향이 있을까 걱정을 해서 아내와 나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아무대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있었다.
그런데 준영이는 이틀 후부터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집안에서 마스크를 끼라고 하는데 갑갑하다고 오래 쓰질 못했다.
이 3일 동안은 아이들을 돌봐주시던 부모님도 오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5일간 타미플루를 모두 다 먹은 다음인 수요일에야 준영이는 학교를 나갈 수 있었다.
그동안 다행히 부모님이나 우리 부부나 유진이 모두 괜찮았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월요일부터 정상 출근에 들어갔다. 아이들하고 하루 종일 있는 것이 조금 힘들기는 해도 가족들이 모두 함께해서 재미가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준영이는 우리 부부가 사라진 월요일이 너무 심심했던 모양이다.
일체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혼자 자전거 끌고 학교에 간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혼자 운동장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녔다. 아이들 쉬는 시간을 기다린 것이다. 친구들이 나오자 숨어서 친구들을 바라봤다고 한다. 친구들이 준영이를 발견하고 가까기 오자, 준영이가 친구들에게 신종플루에 걸렸으니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며 조금 거리를 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쉬는 시간 10분이 끝나고 아이들을 교실로 들어갔다. 준영이도 같이 뛰어가고 싶었으나 신종플루로 인해 손만 흔들고 뒤로 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마음이 많이 아팠겠다 싶어 신종플루 걸린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랬더니 학교도 안 가도 되고, 학원에 안 가도 되고, 숙제도 안 해도 돼서 그렇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부하라고 닥달하지도 않는데.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더니 “심심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손을 잘 씻고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혼자 학교를 갔던 셈이다. 불과 20~30분의 외출은 그렇게 끝났다. 다음 날은 일체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5일 동안 그렇게 집에만 있다 보니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인터폰이 울렸다. 잠 좀 자자고.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집안에 있었던 것이 갑갑했던 아이들이 뛰어노느라 층간소음이 발생한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신종플루라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민망했다. 아내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말았다.
우리 대학에도 신종플루에 걸렸던 분이 있었다. 이 분에게 준영이 상태를 이야기를 했더니 신종플루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자신은 3일 동안 고열이 떨어지지 않아 응급실에 실려 가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간이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도 타미플루 처방을 해주겠다고 의사가 말했으나 혹시나 부작용이 우려돼서 종합병원에서 확진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거의 반나절을 기다려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이틀 정도 걸렸다고 한다. 초기에는 금액만 15만원에서 20만 원 정도. 확진 판정. 결국 3일 동안 실컷 다 앓고 나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고 나았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간이검사의 문제, 높은 확진검사 비용, 확진검사의 느린 결과 처리, 초기 환자들에 대한 즉각적 대응 등의 문제로 신종 플루가 확산되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12월 들어서는 적극적인 캠페인과 백신 치료제 등을 통해 다소 잠잠해지는 추세라고 뉴스에서 흘러나와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부디 조속히 질병을 다스려 질병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쓰고 교실 창문만 바라보던 준영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하니 아비 된 도리로서 마음이 아팠다.
(DAUM메인 베스트 기사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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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고생하셨군요. 저희 집에도 딸래미가 신종 플루를 앓았지만 독감정도 수준이더군요.
2009/12/09 08:49아, 그러셨군요.
2009/12/09 17:42크게 아프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나마 아무일도 다행입니다.
2009/12/09 09:15아이도 아이겠지만...
부모들의 마음 고생이 만만찮다고 하더군요.
네, 부모야 마음 고생이면 되지만 요 녀석들은 어찌나 갑갑해하는지 안타깝더라구요.
2009/12/09 17:43부모 마음은 다 마찬가지겠지요.
2009/12/09 09:29그렇지요^^ㅎ
2009/12/09 17:43오지 말아야 할 손님이 찾아왔군요
2009/12/09 10:00저희 집에도 딸 애한테 한달전에 왔다갔네요
요즘은 좀 약화된 것 같아보여요
이런 손님 정말 안 반갑죠-_-;;
2009/12/09 17:44어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드님이 신종플루에 걸리셨군요.. 지금은 깨끗이 완쾌되었지요 ^^?
2009/12/09 10:01다행이에요 ㅎㅎㅎㅎ
저희 애들 친구들도 꽤 많이 걸렸다고 하더라구요. 다들 가볍게 앓고 넘어가 다행이지만 아직도 무섭습니다...
네, 지금은 다 나았답니다^^
2009/12/09 17:45증상 그 자체는 가벼운 독감이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니 그것이 두렵지요.
그래도 빨리 앓고 면역이 생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9/12/09 10:02아직 걸리지 않는 면역이 없는 아이들은 늘 불안초조하지요...
아무튼 다행입니다. 걱정 하나 덜으셨어요 ^^
현재로는 감기만 앓아도 무조건 간이검사나 확진검사를 보고 있죠.
2009/12/09 17:48게다가 괜찮더라도 모두 예방주사를 2차례 맞아야 되니 현재 상태로는 오히려 한 번 앓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에고..텅빈 운동장에서 친구들 바라보는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2009/12/09 10:37그나마...다행입니다......
즐건하루 되시구요~~
그렇지요. 텅 빈 운동장에서 친구들을 바라보았던 그 어린 아이의 마음이 안타깝지요.
2009/12/09 17:49따뜻한 마음으로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라는 파르르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2009/12/09 14:06지나고 보면 신종플루라는게 그렇게 위험하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막상 내 가족에게 닥치면 그게 또 다르더라구요.
저도 가벼운 독감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아내가 그러는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치료를 중단해서 사망한 케이스도 있다고 하니 깜짝 놀라겠더라구요.
2009/12/09 17:51다행입니다
2009/12/09 20:04울공부방애도 심심해서 제일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심심한 것이죠^^ㅎ
2009/12/09 23:33걱정이 많으 셨겠어요. 지금은 완치되었겠죠?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2009/12/09 21:21네, 푹 앓고 완치 되었답니다^^
2009/12/09 23:34감사^^*
아이가 무척 힘들었지싶네요..
2009/12/09 22:48제일 힘든건 혼자라는거랍니다..
울 아들도 죽다 살아났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 아드님도 앓으셨나보군요.
2009/12/09 23:35크게 앓으셨나봅니다.
준영이는 너무 가볍게 넘긴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혼자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운 일이죠.
제동생도 한때 신종플루때문에 집에만 있었답니다.
2009/12/10 10:20답답해서 더 힘들어했던듯.
아드님이 이제 완치되서 다행입니다^^
아, 동생분도 그러셨군요-_-;;;
2009/12/11 07:16다들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 힘들었던 듯 합니다.
준영이는 학교에 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2009/12/10 11:55확실히 깨달았을 것 같네요.
신종플루는 인류에게 닥친 재앙이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 더 무서운 괴물들이 등장할 텐데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맞아요. 요즘 손도 어찌나 잘 씻는지^^
2009/12/11 07:17그런데 말씀처럼 인류에게 더 큰 재앙이 불어닥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