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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지금까지 해오던 전공을 뒤집고 싶습니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9. 21.

저는 블로거 '000' 님의 딸 000 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따뜻한 카리스마님과 상담 한 번 해보라고 권하시기에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되었어요.


우선 저의 상황은 어머니께 대강 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피아노를 계속 하느냐, 아니면 피아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관광경영 쪽의 공부를 시작하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6살부터 시작해서 15년 동안 피아노를 배웠고, 대학교에서 전공까지 하고 있는 제가 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제가 처음 피아노를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의 세월 동안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무대체질이라서 무대를 즐기는 타입도 아니거니와(대회나 연주회 등) 무슨 일을 하던 피아노를 치지 않고 있으면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 같고 손이 굳을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항상 시달려야 했거든요.


특히 한 번씩 대회에 나가거나 연주회를 할 때면 밤낮을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선생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습 때나 레슨 때와는 전혀 다른 연주를 하고 내려올 때가 대다수였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9살 때부터 1년에 2~3번씩 대회를 나가고 연주회를 가졌으니 거의 30번이 넘는 연주 중 실수를 하지 않은 연주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거든요.


예술 고등학교 입시 시험에서는 지원했던 두 학교의 실기시험에서 보란 듯이 아주 엉망으로 연주를 해서 떨어졌고, 대학 입시 때도 가장 가고 싶었던 학교의 시험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 다니는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지만, 한 학기에 한 번 보는 실기시험을 치룰 때도 영락없이 실수를 해서 교수님께 죄송스러웠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제가 실력이 부족하거나 연습이 부족해서 무대에서 실수를 하는 것이라면 준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할 수나 있지만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부분에서 실수를 하고 뭘 어떻게 치고 나왔는지도 모르는 연주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허탈함을 느끼기 일쑤였고 대학 입학 전에도 무대공포증 때문에 피아노를 그만두려고 했던 적도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게다가 스스로도 자괴감에 빠져 있는데 교수님이나 선생님께서 왜 그랬냐고, 열심히 했는데 정말로 왜 그런 거냐고 하실 때면 저도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대답 할 수 도 없었을 뿐더러 저를 처음 본 사람들은 저를 원래부터 실력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괴롭기도 했구요.


그나마 피아노를 치는 것은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두렵기는 했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해가 지날수록 스스로가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은 느낌에 즐기면서 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주 이외에 조금 더 전문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이 저에게는 조금은 벅찬 일이 되어버리더라구요.


제가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했던 것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 좋으니까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고 배우고 싶어서였지 다른 것들 배우면서 어려움에 부딪칠 거란 생각은 못했거든요. 음악사에 대해 공부하고 음악 이론을 공부하고 화성학이라고 하는 음악 법칙을 공부하고 피아노 문헌 등을 배우면서 저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흥미가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흥미가 있어야 배우는 것이 즐겁고 기다려질 텐데, 학교에 다니는 2년이란 시간 동안 한 번도 피아노 치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겁게 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때문에 어떻게든 남은 2년을 잘 보내보려 했고,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해보자 각오도 했었구요. 그러나 지난 2년간 실기 외에 별로 배우고 싶지 않았던 과목들을 억지로 공부해왔고, 입학한 뒤로 연습만큼은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버틸 만큼 버텼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이러한 생각들을 처음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은 지금껏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과 어떻게 십여 년이 넘게 해 온 것을 하루아침에 포기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그리고 수능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두려움에 엄두도 못 냈었어요.


동기들 모두 3학년이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그 친구들은 음악이 좋아서 꼭 연주가가 되지 않더라도 음악 기획사나 음악 잡지사 입사, 전문 반주가, 대학원 입시 등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음악에 대한 애착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을 하면서 행복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배우고 싶었던 관광 경영 쪽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관광경영 쪽으로 관심이 생긴 지는 오래되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 알게 된 언니가 파티플래너로 활동을 했는데, 호기심에 그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니 관광과 관련이 있더라구요. 그 언니는 관광 이벤트와 관련이 있긴 했지만, 때마침 학교에서 배우던 일본어에 재미가 들렸던 저로서는 관광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피아노를 하면서 항상 관광 경영을 차선책으로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예고 입시에서 낙방하고 난 뒤에도 관광고등학교 진학을 생각도 했었구요. 그 때 당시에는 앞으로 계속 피아노를 한다고 대학에 갈 거란 보장도 없고,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는 배우면서 즐겁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하자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국에는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예고 입시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에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계속 피아노를 했지만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이따금씩 피아노를 그만두고 공부만 해서 관광과를 가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공부만 하는 시간에 저는 피아노와 공부를 병행해야 했지만 그래도 성적이 좋은 편이였기 때문에 공부만 하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기더라구요. 만약에 공부만 하게 된다면 당연히 관광경영과를 들어가려고 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결국 피아노과에 입학을 했고,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관광 경영에 미련을 갖는다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언니의 말을 듣고도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 또 제가 작년에 한 달간 독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 계획을 짰었는데, 계획을 짜다보니 '테마를 정해서 여행 루트를 만들고 그 루트대로 사람들이 여행을 하게 만드는 것도 보람 있고 재밌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제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에 입학한 뒤로 2년이 지난 지금, 관광 경영과의 커리큘럼을 보거나 주의에 관광과를 다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저런 것이었는데.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 보다는 관광경영과 관련된 일을 했을 때가 더욱 더 행복할 것 같다는 확신도 들구요.


물론 관광경영을 전공하는 것이 무조건 재미있을 수만 없고 어찌 보면 음악보다도 공부할 것이 많고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힘들더라도 조금 더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는 쪽을 택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공을 바꾼다면 관광경영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조금 특수한 과이기 때문에 3학년으로 편입하는 것 보다는 1학년으로 들어가고 싶구요.


지금 제 나이가 21살이고 내년에 관광경영과를 들어간다 하더라도 삼수생의 나이인 스물  두 살, 만약 내년에 학교를 들어가지 못한다면 언제 입학할지 모르지만, 정말 공부에만 매진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길이 있지 않을까요??


저 말고도 다른 상담글 많으실텐데 답답한 마음에 너무 길게 쓴 것 같아요^^; 조카라고 생각하시고 많은 조언 해주시길 바랄게요!


선뜻 상담해주시겠다고 하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답변: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대개 부모님이 추천해준 또 다른 어른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인 터인데도 아주 상세한 현재 상황까지 모두 말씀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저도 바쁘지만 답변부터 바로 씁니다.


글을 읽으면서 글을 잘 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조금만 가다듬고 글 쓰는 훈련과정을 거치면 앞으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좋은 글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도 지금 입장이 조금 묘한데요^^ 어머니쪽 편의 입장에서 의견을 펼칠 것인가, 아니면 따님 입장의 의견을 옹호할 것인가에 따라서 완전히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더라도 문의주신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의 입장만 대변해서 답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것 같다는 염려도 듭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인생은 ‘전공을 바꾸느냐 아니냐.’ 이렇게 양쪽의 두 갈래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다양한 경로의 수많은 길이 존재하죠. 저는 항상 일관되게 주장하는 믿음이 한 있습니다. 선택이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선택 보다 그것을 지속해나가는 한 개인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믿음입니다.


직장인 중에 비슷한 고민으로 상담가가 되기 위해 다시 대학을 다니고 싶어 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님과는 반대로 예술 쪽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분의 상담 글도 있었습니다. 읽어보시면 도움 될 터이니 이 글들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관련글: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려 합니다! 현명한 판단일까요?

http://www.careernote.co.kr/1044  

취업과 예술의 갈림길에서 갈등 중입니다

http://www.careernote.co.kr/1183  


지금까지 15년이나 해온 음악과 피아노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본인에게도 마음 아픈 일이겠죠. 그러다보면 그동안 피아노에 열정을 쏟아온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스럽게 무엇인가에 몰입해왔던 열정이 또 다른 삶에서 힘을 발휘하게 될 겁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안철수 의장과 같은 분이죠.


그러니 너무 두려워마세요. 그러나 지금 현재로는 걸어왔던 길을 마무리해서 일단 끝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음악을 공부해온 만큼 그것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특히 학과 공부가 즐겁지 않다고 하니 어찌 보면 오히려 더 다니기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시고 나머지 열정과 에너지는 지금 하고 싶어 하는 관광 분야에 쏟으실 수 있으니 말입니다.


굳이 대학1학년부터 되돌아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겁니다. 차라리 부전공이나 교양과목을 통해서 학교에서 최대한 수업을 통해 들으실 수 있는 만큼 들어보시고 학교 이외에 또 다른 교육을 받아서 보완하면 어떨까요. 책이나 경험이나 온오프라인을 통한 사람들과의 교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꼭 가고 싶다면 저는 굳이 2년을 되돌아가기보다 차라리 편입해서 들어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다면 나머지 2년은 졸업 후 대학원으로 커버하겠습니다.


만일 지금 현재 꿈꾸고 있는 관광경영학과를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졸업한 이후의 진로에 있어서 이미 전문가들이 다 자리를 잡은 상태일 겁니다.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거꾸로 그들이 걸어온 출발점부터 뛸 것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길에서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뛸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기존에 지원하는 경쟁자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방법이 경쟁력을 갖추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요.


이럴 때 음악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문학과 인생과 여행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십시오. 관광경영과의 평범한 졸업생들보다 분명 음악과 예술에 대한 직관적인 앎이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진지하게 고민해보십시오. 지금은 융복합화의 시대입니다. 내가 있는 것을 기존의 것과 결합시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죠.


살아가다보면 때로 판을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위대한 모든 사람들은 주어진 그 상황 그 자체에서 운명을 뒤바꿔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음악에 마음을 잠시 비우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담을 덜 수 있을 겁니다. 경우에 따라 대학을 졸업 후에 대학원을 통해 새로운 선택을 더 강화해나갈 수도 있습니다. 굳이 다시 과거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앞으로 전진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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