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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내게 장인정신을 가르쳐 준 구두닦이 아저씨

by 따뜻한카리스마 2013. 11. 11.

 

부제: 자신의 몫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삶의 행복을 엿보다

 

구두 수선을 위해 우연히 들른 구둣방. 기다리기 심심했던 나는 습관적으로 구두닦이 아저씨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저씨, 사업은 할 만하세요?”

 

이 짧은 물음에 뜻하지 않은 인생의 배움을 얻었다. 인생이란 때로 이렇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배움과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 깨달음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

 

블로그에 글을 왕성하고 올리고 있던 때라 그런 종류의 질문을 많이 던지곤 하던 때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고 던진 질문이었다. 그런데 구두 닦는 일이 행복하다는 의외의 대답을 듣고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설마’ 하는 반문과 더불어 ‘어째서 행복한 것일까’라는 호기심이 동시에 발동해 아저씨를 붙들고 연신 질문을 던졌다. 내 질문에 술술술 풀어내는 아저씨의 이야기는 모두가 지혜로운 명문처럼 들렸다. 완전 몰입 모드로 열중해 듣고 있는데, 아내의 구두 수선이다 된 데다 새로운 손님이 구둣방으로 들어와서 아쉽게도 자리를 일어서야만 했다.

 

아내는 우리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사실 아내는 그전부터 이 아저씨를 알고 있었단다. 아저씨가 아내 사무실로 구두를 수거하러 자주 오기 때문에 몇 번 봤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저씨와 말을 나눠볼 기회는 없었는데, 오늘 나와 대화하는 내용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아내 역시 짧은 시간 동안에 무언가 깨달았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아내를 사무실로 보내고 나 홀로 구두 수선점으로 발길을 되돌렸다. 아저씨와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다행히 손님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아저씨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이번에는 모든 내용을 담고 싶다는 욕심에 인터뷰를 위한 사진과 동영상까지 모두 허락받았다. 아저씨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디카에 녹화까지 해뒀다. 그 덕분에 멋진 삶의 교훈을 생생히 담아올 수 있었다.

 

아저씨가 51세 때 갑작스럽게 중풍이 찾아왔다. 당시 중풍이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다녔다. 거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나아지긴 했으나 형편없었다. 병원에서는 평소에 걷기를 추천했다. 그래서 아저씨는 병원까지 걸어다녔다. 일반인들이라면 30여분이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였지만 아저씨에게는 서너 시간씩이나 걸리는 먼 거리였다. 그래서 중간 중간 쉬었다 가곤했는데 하루는 늘 다니던 길가의 구둣방이 눈에 들어왔단다. 그러다 보니 젊은 구두닦이와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급기야 구두 기술을 배우고 싶다며 배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병이 나으면 앞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취직은 걸렀고 구두기술이라도 배워두면 나중에 요긴하게 쓰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청년은 “이 기술을 배우려면 보통 사람은 2, 3년 걸리는데, 아저씨는 중풍 환자니 배우려면 10년은 족히 걸릴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그러면 배워봐야 소용도 없을 것이라고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저씨의 의지가 하도 강한 터라 결국 청년도 구두 기술을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기술을 배운 아저씨는 구두 가게까지 차렸다.

 

사실 가게를 차리긴 했지만 아직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터라 전문 기술자를 한 명 고용했다. 채용한 구두닦이에게서 기술을 좀 더 집중적으로 배우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채용한 직원에게서 중풍 걸린 사람이 구두기술이 되겠느냐고 오히려 핀잔만 받았다. 그래도 아저씨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혼자 연습했다. 그렇게 2년이 흘러갔다. 고용된 기술자는 “아저씨 기술은 절대 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며 계속 핀잔만 줬다.

 

그렇지만 아저씨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왜냐하면 처음 구두 기술을 가르쳐준 사람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1년 동안 기술을 갈고닦은 뒤 처음 구두 기술을 가르쳐주었던 청년을 찾아갔다. 물론 처음에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청년은 100점 만점에 60점을 주면서 “이런 식으로 일하고 고객들에게 돈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하고 꾸지람을 했단다. 그래서 다시 몇 개월간 피나는 연습을 한 끝에 구두를 가지고 갔는데, 이번에도 혼을 내며 아직도 멀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번보다 조금 늘었다며 70점을 주더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실망스러워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저씨는 뛸 듯이 기뻤다.

 

10점이나 늘었기 때문에 ‘노력하면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80점까지 받았다. 그런데 처음에 기술을 가르쳐주었던 구두 기술자와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그 이후로는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부지런히 다른 기술자들에게 배우면서 결국 자신만의 비법을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과거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나에게 구두 닦는 기술을 알려줬다. 비법인데 괜찮으냐고 여쭈니, 문제없다고 한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구두를 더 오랫동안 신을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구두 수선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오란다. 말씀하는 내내 행복해 보이는 미소에 나도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마지막으로 “돈은 되세요?” 하고 물었다. 아저씨는 “돈은 묻지 마이소”라고 대답하며 너털웃음으로 답한다. 마치 도인같이 여유 있는 웃음이다. 그저 즐겁게 구두를 닦는 일만으로도 자신은 행복하다고 한다.

 

아저씨는 쉬는 날 없이 매일 일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주5일 근무만으로도 지겨울 텐데 아저씨는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단다. 돈도 돈이지만 ‘또 운동거리 생겼구나’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에 임했다는 것이다. 구두닦이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풍으로 인해서 오른팔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거의 완전하게 일반인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구두닦이 아저씨의 장인정신과 높은 자존감에 큰 교훈을 얻었다.

 

구두닦이 아저씨에게서 배운 삶의 교훈

●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 긍정적인 마인드로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해서 성실히 살아가자!

 

페이스북 코멘트:

내가 블로그에 담은 2000여개의 글 중에 가장 애착을 가진 글이 있다. 이 글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 몇 십번이나 글을 다듬어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라는 책에 담았다. 이 글을 다시 손 봐서 블로그 방문자들을 위해 공개한다.

이 글에 나오는 구두닦이 아저씨의 삶을 엿보면 저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아저씨를 떠올려보면 내가 하는 일에 장인정신을 불어넣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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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